세상에 책 한 권...
작성자
치사오영춘권센터
작성일
2010-12-28 06:35
조회
5467
2005년 초에 그러니까 도장이 분당에 있던 시절, 출판사 인맥을
찾는다고 동분서주하던 때가 있었습니다. 교본을 내야겠다는
그냥 그 한 가지 생각으로 겁도 없이 달리던 때였지요. 영춘권을
한다고 하면 대뜸 '서영춘?'(고인에게 죄송합니다) 하며
까르르 웃던 시절이었으니 그 교본을 출간하겠다는 시도가 출판사
관계자들에게 얼마나 무모하며 우습게 보였을까.. 지금 생각해도
피식 웃음이 납니다.
작년에 그 시절 체계 잡아놨던 파일을 열어보게 되었습니다...
무지無知가 이처럼 맹목적이고 용감한 것이구나... 새삼 문전박대하던
출판사 관계자들의 혜안에 고개가 숙여졌습니다.
그 파일을 닫으면서 다짐했던 한 가지, ‘아는 것만 쓰고 말한다’.
어떻게 보면 그 무모한 원고도 제게 그 한 가지 깨달음은
안겨주었으니 나름 자기의 역할은 다했다고 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.
체육과 학생이던 시절부터 여러 단체의 사범생활을 하던 시기 동안
여러 학생들에게 내가 모르는 것들에 대해 참 부끄럼 없이 떠들었던 것
같습니다. 모르는 걸 말하는 것은 식은 땀 흐를 만큼 신경을 곤두서게
하는 일이기도 했습니다. 그래서 새로 체계를 잡고 목차를 세분하고
내용을 채워가는 과정은 식은 땀 안 흘린 아주 즐겁고 유쾌한
경험이었습니다. 내가 일상처럼 행하고 알고 있는 어떤 것들, 내 안에서
오래 삭히고 곰삭은 어떤 것들을 자판으로 옮기는 일이 어려울 수는
없었기 때문입니다.
어느 시기 제게 참 힘이 됐던 분의 글 중에
‘감어수鑒於水 하지 말고 감어인鑒於人 하라’ 라는 인용구를 읽은 적이
있습니다. 물에 비추지 말고 ‘사람’에게 비추라.
비록 주먹질일지언정 배움을 갈망하는 우리들에게 그 ‘사람’은
스승일 수도 있고 동문일 수도 있습니다. 또한 제자여서 안 될 이유도
없습니다.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거울이 스승이냐 동문이냐 혹은 제자냐가
아니라 그들을 통해 나의 진면목을 직시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겠지요.
거울은 나를 객관화하는 도구일 뿐, 결국 거울이 나를 변화시키는 것이
아니라 내가 나를 변화시킨다는 평범한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.
어제 흰 눈이 펑펑 내리던 저녁에 최종 교정본이 인쇄에 들어갔답니다.
빠르면 다음 주 초, 세상에 책 한 권이 이름을 올리게 되겠지요.
저의 거울은 우리 도관을 거쳐 간, 그리고 지금 같이 땀흘리는 관원
여러분들이었습니다. 의례적인 인사나 수사적인 표현이 아니라, 말 그대로
여러분은 저의 굳건한 거울이었습니다. 그래서 이 책의 저자는 제가 아니라
여러분들 모두인 것이 명확한 사실입니다.
한 해가 저물고 새로운 한 해가 시작하려 합니다.
지난 어려움을 딛고 새로운 각오로 힘찬 걸음 내딛을 때입니다.
항상 건강하시고, 무엇보다 항상 즐거운 한 해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.
새해 복 많이 많이 받으십시오.
장 량 拜上
찾는다고 동분서주하던 때가 있었습니다. 교본을 내야겠다는
그냥 그 한 가지 생각으로 겁도 없이 달리던 때였지요. 영춘권을
한다고 하면 대뜸 '서영춘?'(고인에게 죄송합니다) 하며
까르르 웃던 시절이었으니 그 교본을 출간하겠다는 시도가 출판사
관계자들에게 얼마나 무모하며 우습게 보였을까.. 지금 생각해도
피식 웃음이 납니다.
작년에 그 시절 체계 잡아놨던 파일을 열어보게 되었습니다...
무지無知가 이처럼 맹목적이고 용감한 것이구나... 새삼 문전박대하던
출판사 관계자들의 혜안에 고개가 숙여졌습니다.
그 파일을 닫으면서 다짐했던 한 가지, ‘아는 것만 쓰고 말한다’.
어떻게 보면 그 무모한 원고도 제게 그 한 가지 깨달음은
안겨주었으니 나름 자기의 역할은 다했다고 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.
체육과 학생이던 시절부터 여러 단체의 사범생활을 하던 시기 동안
여러 학생들에게 내가 모르는 것들에 대해 참 부끄럼 없이 떠들었던 것
같습니다. 모르는 걸 말하는 것은 식은 땀 흐를 만큼 신경을 곤두서게
하는 일이기도 했습니다. 그래서 새로 체계를 잡고 목차를 세분하고
내용을 채워가는 과정은 식은 땀 안 흘린 아주 즐겁고 유쾌한
경험이었습니다. 내가 일상처럼 행하고 알고 있는 어떤 것들, 내 안에서
오래 삭히고 곰삭은 어떤 것들을 자판으로 옮기는 일이 어려울 수는
없었기 때문입니다.
어느 시기 제게 참 힘이 됐던 분의 글 중에
‘감어수鑒於水 하지 말고 감어인鑒於人 하라’ 라는 인용구를 읽은 적이
있습니다. 물에 비추지 말고 ‘사람’에게 비추라.
비록 주먹질일지언정 배움을 갈망하는 우리들에게 그 ‘사람’은
스승일 수도 있고 동문일 수도 있습니다. 또한 제자여서 안 될 이유도
없습니다.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거울이 스승이냐 동문이냐 혹은 제자냐가
아니라 그들을 통해 나의 진면목을 직시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겠지요.
거울은 나를 객관화하는 도구일 뿐, 결국 거울이 나를 변화시키는 것이
아니라 내가 나를 변화시킨다는 평범한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.
어제 흰 눈이 펑펑 내리던 저녁에 최종 교정본이 인쇄에 들어갔답니다.
빠르면 다음 주 초, 세상에 책 한 권이 이름을 올리게 되겠지요.
저의 거울은 우리 도관을 거쳐 간, 그리고 지금 같이 땀흘리는 관원
여러분들이었습니다. 의례적인 인사나 수사적인 표현이 아니라, 말 그대로
여러분은 저의 굳건한 거울이었습니다. 그래서 이 책의 저자는 제가 아니라
여러분들 모두인 것이 명확한 사실입니다.
한 해가 저물고 새로운 한 해가 시작하려 합니다.
지난 어려움을 딛고 새로운 각오로 힘찬 걸음 내딛을 때입니다.
항상 건강하시고, 무엇보다 항상 즐거운 한 해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.
새해 복 많이 많이 받으십시오.
장 량 拜上